지열에너지

지열시스템의 개요


일반적으로 지열 에너지(지열)란 지중(토양, 지하수, 지표수 등)에 태양 복사 에너지나 지구 내부의 마그마 열에 의해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태양 복사열은 지구에 도달하는 전체 복사에너지 중 약 47%를 차지하며, 대체로 특정 깊이의 지중 열은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지열 에너지는 지표면으로부터의 깊이에 따라 천부지열(shallow Geothermal)과 심부 지열(deep Geothermal)로 구분된다. 천부지열 온도는 지형과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0∼20℃ 정도이며, 심부 지열은 40∼150℃ 이상의 온도를 보인다. 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직접이용(direct use)과 간접이용(indirect use) 기술로 분류할 수 있
다. 지열 에너지의 직접 이용은 말 그대로 땅 속의 중 저온 에너지(10∼20℃)를 열펌프(heat pump)나 냉동기와 같은 에너지 변환기의 열원으로 공급하여 건물 냉난방 각종 건조 산업, 도로 융설(snow melting), 온천, 양식업 및 시설 영농, 지역난방 등에 활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반면 간접이용 기술은 심부 지열 중 대략 80℃ 이상의 고온수나 증기를 끌어올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지열발전 (Geothermal power plant)에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림 2-1은 Lindal 선도(Lindal diagram)로 지중 온도 대별 지열 에너지 활용 범위를 도시한 것이다. 그림에서 온도는 개략적인 값이며, 따라서 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는데 지역이나 지중조건에 따라 다소 편차 있을 수 있으며, 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은 그 온도 범위만큼이나 다양하다.

현재 국내에서 지열 기술이라고 하면, 주로 천부지열을 이용하여 건물을 냉난방하거나 온수를 공급하는 지열 열펌프 시스템(Geothermal heat pump system) 기술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국내에서 지열 에너지의 활용에 있어서 다양한 분야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의 부재와 함께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공조·냉동 산업에 지열 에너지를 연계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지열 에너지의 직접이용 방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는 지열 열펌프 시스템이다. 이는 지열 에너지의 국가별 이용 통계나 세계의 이용 현황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기술평가원에서는 간접이용 방식(지열발전)을 제외한 다른 분야, 즉 직접이용방식을 모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핵심
기술과 세부기술은 별도 분류하고 있다.

지열 열펌프 시스템은 지중열교환기(ground heat exchanger 또는 borehole heat exchanger)와 열펌프로 구성된 냉난방 겸용 시스템이다. 즉, 냉방 시에는 건물 내의 열을 지중으로 방출하고, 난방과 급탕 시에는 지중의 열을 실내와 온수에 공급함으로써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간에 냉난방과 온수·급탕을 동시에 구현 할 수 있다. 냉방과 난방 모드에서 각각 냉열원(heat sink)과 온열원(heat source)의 역할을 하는 지중 온도는 연중 안정적이기 때문에 지열 열펌프 시스템은 높은 효율과 우수한 성능을 갖는다.
따라서 기존 냉난방 설비나 공기 열원 열펌프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효율이 높고 성능이 우수한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DOE, 2001).

일반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스템은 기존설비보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지열 냉난방 시스템에 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는 지열 시스템의 초기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보급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하지만 에너지 이용 효율과 시스템 성능 면에서 기존 설비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전체 생애주기(Life cycle) 동안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은 기존 냉난방 설비보다 지열 시스템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
외국에서는 1970년대 1차 석유파동 이후, 지열 에너지가 건물 냉난방 에너지 자원으로 매우 뛰어난 활용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일반 주거용 건물과 상업용 건물, 학교, 공공시설, 군부대 등에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우리보다 에너지 사정이 좋은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서 지열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요소기술과 초기투자비 절감
을 위한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대체 열원에 대한 관심 부족, 기존 냉난방 설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초기 투자비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지열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보급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설치자금 지원 제도 등을 정비하고,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제도”나 “일반 보급 보조사업” 그리고 “지방보급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사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와 산·학·연이 연계하여 보급 활성화와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관련 업체와 기술 인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의 고유가 정세가 아니더라도 대표적 화석 에너지인 원유의 수입가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기후변화협약 시행에 따라 화석에너지의 사용양상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지열 열펌프 시스템을 비롯하여 각종 지열 에너지 활용기술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아울러 보급 활성화에 필요한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열 열펌프 시스템의 특징


지열 열펌프 시스템은 효율과 성능 면에서 공기 열원 열펌프 시스템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냉난방 사이클에서 각각 냉열원과 온열원의 역할을 하는 지중의 연중온도 변화가 외기의 변화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중온도가 냉방기에는 외기온도보다 낮고 난방기에는 외기온도보다 높기 때문이다 (그림 2-2 참조).
아울러 대기 중에 노출되는 기기가 없고 냉매를 적게 사용하며,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탁월하기 때문에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을 받고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의 초기 투자비가 기존 설비보다 큰 것이 단점이기도 하다 (DOE, 2001).

지열 시스템은 냉난방 겸용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존 설비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이용 시설에 비해 우수한 경제성을 갖는다. 다양한 종류의 지열 열펌프 시스템 중, 현재 국내외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열 시스템은 지중토양(ground)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토양 열원 열펌프 시스템
(ground-coupled heat pump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보어 홀 천공(borehole drilling), 보어 홀 그라우팅(grouting), 열펌프 설치, 팬 코일 유닛이나 바닥 난방코일, 냉매 배관을 통한 실내 유닛과 같은 부하 측 공기조화설비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시공된다. 열펌프 작동 유체 인 냉매의 증발과 응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위해, 보어 홀에 매설된 지중 열교환기를 이용한다는 점이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 Protection Agency : EPA)은 현존하는 냉난방 기술 중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이며, 비용 효과가 우수한 공기조화 시스템으로 지열 열펌프 시스템을 예로 들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공기 열원 열펌프에 비해 44%까지 그리고 에어컨과 전열기에 비해 72%까지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다 (EPA, 1993).
그림2-3은 미국 에너지부 (DOE) 에서 2001년에 발표한 것으로 지열 열펌프 시스템과 기존 냉난방 설비의 효율을 비교한 것이다 (DOE, 2001). 그림에서 보듯이, 전체 시스템 중에서 지열 열펌프 시스템의 냉난방 성능이 가장 우수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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